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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데잇걸즈① - 오수희 님

2020 데잇걸즈/Humans of 데잇걸즈

by 데글데글 지니 2020. 10. 1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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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데잇걸즈란?
데잇걸즈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기 위해 마련된 '데글데글'의 인터뷰 코너입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데잇걸즈 4기 구성원 오수희 님을 모셨습니다.

▲ 온라인으로 만난 수희님


인터뷰를 시작하며

Q. 수희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warm-up으로 수희님의 근황에 대해 듣고 싶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추석 연휴를 잘 보내고 나서 통계와 파이썬을 계속 배우고 있고, 네 번째 이터레이션으로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어요. 바빠요. 어제는 깜빡하고 수업 퇴실 체크를 자정이 넘겨서 해서, 다른 동료가 "지금 퇴실하신 거 실화에요?"라고 메시지를 주셨는데요. (웃음) 정말 그때 학습을 종료하긴 했어요. 코드리뷰 스터디, 비즈니스 스터디, 프로젝트 조모임에 정규 학습까지 진행하니 하루가 짧네요. 예상했지만 바쁘게 지내고 있고, 중간 휴일인 오늘에야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브랜드/디자인/웹 에이전시에서 에디터, 콘텐츠/브랜드 라이터(writer)로 일했습니다. 다만 주 고객이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단체, 소셜벤처 등으로 일반 기업과 달랐어요. 그래서 매력적인 유인요소가 적은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타겟을 설득하는 콘텐츠 기획이나 브랜딩 프로젝트를 많이 이끌고 진행했습니다. 같은 글을 써도 광고 카피라이팅 같은 느낌보다는 고객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글쓰기를 했고요. 주로 저 같은 기획자나 디자이너와 함께 많이 일했습니다.

예로 국제 비영리단체의 신규정기후원자 대상 콘텐츠 전략 설계 및 제작, 서울시 산하 기관에 대한 브랜드 기반의 홍보 콘텐츠 제작, 소규모 비영리단체의 리브랜딩 프로젝트 등을 진행했고요. 마지막 프로젝트로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에서 본상 수상을 하기도 했답니다.

Q. 일하셨던 곳에서는 데이터를 다루시기도 했나요?

데이터가 없지는 않았지만, 흔히 말하는 데이터 '분석'을 했다고 이야기하긴 애매한 것 같아요. 조사 단계에서 주요 이해관계자를 인터뷰하고 키워드나 시사점을 도출해서 결과물에 반영하는 작업을 하거나, 양적 조사를 위해 질문지법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결론 도출 측면에서 특별히 데이터 분석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어요.

그러다 한 프로젝트에서 데이터 분석에 근접한 요구사항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일종의 엔드 유저(고객의 고객)를 세분화하고 각각에 맞는 콘텐츠 전략을 세우는 일이었죠. 프로페셔널하게 일을 수행해야 하는데, 잘 모르는 분야가 명확히 존재했어요. 약간의 데이터를 받기는 했는데 집계함수 정도의 데이터였고, 에이전시로서 고객의 데이터에 더 접근하기도 어려웠어요. 그래도 나름의 도메인 지식과 기존 역량으로 동료들과 함께 전략을 세웠고, 약간의 실험도 해보았어요. 잘 마무리되었고요. 그때 처음으로 나에게 데이터 접근성, 그리고 데이터 분석 역량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봤던 것 같아요.

데잇걸즈 지원 과정 후기와 팁

Q. 하셨던 일과 데이터 역량 교육은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어떤 이유로 데잇걸즈에 지원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한 마디로 '데이터 역량에 대한 갈증과 호기심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에이전시의 특성은 저의 성향과 잘 맞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고객의 문제 해결을 위한 내부 자료에 대한 접근의 한계가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진행한 프로젝트가 '얼마나 잘했는지 결과를 트래킹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위에서 말씀드린 프로젝트 경험을 하고 나서 생각했어요. "내부 데이터를 내가 직접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걸 할 수 있는 역량이 내게 있으면 좋겠다. 그때 느낀 부족함이 데이터 분석 역량이었던 거죠. 거기에 좀 더 명확한 근거 기반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근본적인 생각도 작용했어요.

데잇걸즈는 지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어서 알고만 있다가 우연히 모집 글을 보게 되어 자세한 문의를 했는데, 그러고 딱 퇴사 직후 플랜으로 지원했어요. 4기는 이전의 전문 데이터 분석가를 배출한다는 컨셉과 달리 도메인 기반으로 하는 인재 육성이라는 점에서 나도 해볼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데잇걸즈에 자료 요청했을 때. '오순희'라고 보내주신 분 누구시죠?

 

Q. 데잇걸즈에 지원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헤쳐내셨나요? 서류부터 면접 후기까지 함께 듣고 싶어요.

지원 과정 전체가 어려웠어요. 아시잖아요.(웃음) 일단 서류부터, 꽤 많은 질문 하나하나가 숙고가 필요한데 글자 수도 맞춰 써야 했거든요. 그런데 그러고 나니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코딩테스트가...? 4시간 강의 듣고 어떻게 문제를 풀라는 거지 하면서 우는 심정으로 일단 해봤는데, 어떻게 풀긴 풀었어요. 합격해서 정말 기뻤어요.

면접장에서 대충 경쟁률을 짐작해보니 저와 함께 면접을 보는 5명 중에 1등을 해야 뽑힐 거 같더라고요. 들어갔더니 여러분들이 데이터 관련 학회도 하고 동아리도 하시고.. 근데 저는 데이터 관련 경험이 거의 없잖아요. 대신 저는 솔직함을 무기로, '왜 내가 배우고 싶은지', '어떤 걸 해보고 싶은지' 진솔하고 군더더기 없이 말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뽑혔는지는 저도 궁금하네요. 전에 살짝 여쭤봤더니, '뭔가 뚫고 나갈 것 같은 사람들'이 뽑힌 것 같았어요. 그리고 '도메인 지식이나 관심 분야를 데이터와 잘 연결할 수 있는 사람들' 정도? 자세한 건 나중에 한번 다 같이 여쭤봐요.(웃음)

수희님에 관한 제보

Q. 수희님의 키워드를 한 번 뽑아봤어요 : #트렌디 #센스 #유머. 주변에 계신 분들 마다 매번 웃느라 힘들다 하셨어요. 저도 그렇고요.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웃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네요. 글쎄요. 트렌디와 센스라.. 아무래도 벤처 환경에서 일해와서 자율출근제나 원격근무, 젊은 층의 동료들, 주변에 디자이너가 많은 환경 같은 것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각종 업무도구(슬랙, 노션 등)에 익숙한 것도 연결이 되는 것 같고요. 그리고 저는 재미있는 걸 좋아해요. 리더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도 '유머'라고 생각해요. 누가 어떤 말을 할 때 그런 부분을 찾아내고, 같이 웃는 것, 그렇게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풀어지면서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을 추구해요.


Q. 수희님이 자기소개에서 본인의 장점 중에 '엣지 가득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이 부분을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요. 수희님만의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일단 제가 호기심이 좀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데잇걸즈에서 배우는 모든 분야, 다시 말해 SQL, python, 통계, 그로스 해킹 등 중에 어느 하나도 익숙하지 않았어요. 적당히 모르면 조용히 있었을 텐데 너무 1도 모르니까 오히려 당당하게 유치원생처럼 질문을 많이 했어요. 최근에 통계 수업에서 나온 'y = wx + b'라는 식에서 "w가 뭐의 약자인가요?" 이런 것도 질문했어요. (가중치라서 의미 그대로 weight라고 해요) 직접 관련이 없어 보여도 궁금한 걸 물어보고, 답을 들으면 그것에 관해 더 많이 알게 된 거 같아서 학습 의욕이 더 생기는 거 같아요.

그리고 일 경험상 인터뷰도 많이 했거든요. 단답형으로만 이야기하는 인터뷰이들이 있는데, 제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야기를 끌어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의미있는 답을 끌어내는 질문을 많이 하다 보니 뭔가를 묻는다는 행동 자체에 단련이 된 것도 같아요. 상대방이 두루뭉술하게 얘기할 때는 주로 두 가지를 질문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예를 들어 주실 수 있나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이야기의 이해가 상당히 쉬워지고요. 그런 질문이 예기치 못한 좋은 정보나 스토리를 끌어낼 수도 있어요.

정리하자면 '이해를 위해 필요한 질문은 조금 이상해 보여도 한다!' 정도인 것 같네요. 저 또한 다른 분들의 질문으로도 많이 배우고 있는데요. 데잇걸즈에 활발하게 질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게 정말 좋아요.


Q. '수희님은 본인만의 페이스로 꼼꼼하게 포기없이 따라가시는게 대단하다'라는 제보가 있었어요. 데잇걸즈 과정이 많은 것을 한 번에 하다보니 정신 없기도 한데요. 그런 것들을 어떤 마인드로 해나가고 계신지 궁금해요.

방금 얘기한 거랑 연결되는데, "나는 배운 적이 없으니 지금 내가 모르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학습량이 많다 보니 '아 어제 배웠는데 왜 이거 몰라'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닦달하면 좌절감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이건 마인드는 아닌 거 같은데, 데잇걸즈의 정말 좋은 점이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어서) 학습 동기를 최대로 끌어올린 후에 “나 이거 좀 더 쉽게 하는 방법 너무 알고 싶어!!!!!”, “나 이거 너무 지금 모르겠고 고민돼!!!” 할 때, 약간씩 해결책을 찔끔찔끔 주시거든요? 적시에 멘토 연결, 맞춤 특강 섭외, 그리고 강의 내에서도 뭔가 더 잘할 수 있는 비법을 흘려주시는 거죠. 가장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에 방법을 얻게 될 때의 흡수력이 정말 어마어마해요.

아 그리고 먼저 개념으로 훑고, 응용으로 실습해보고, 바로 실전으로 프로젝트를 하는 이터레이션도 좋아요. 개념부터 깊게 파면 너무 재미없고 왜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요? 마치 수학 시간에 '인수분해가 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지' 하는 것처럼. 그런데 'for 문 왜 배우지?' 하다가 바로 분석 프로젝트에서 써먹으니까 'for 문 소중해요'하게 되잖아요. 이런 식으로 짧은 반복과 실전으로 구르면서 하는 게 저한테 잘 맞는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같이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라는 것도 정말 큰 거 같아요. 스무 명이 넘는 너무나 훌륭한 학습 동료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이런 학습을 과연 혼자서 할 수 있었을까 싶어요. 자기가 누구보다 잘하든 못하든 다 도움이 돼요. 같이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난생 처음 해보는 것들을 뿌시고 있습니다! 축 처져 있으면 서로 '힘냅시다!', '화면공유 해요. 도와줄게요!' 하면서요. (웃음)

인터뷰를 마치면서

Q. 데잇걸즈를 마치면 이제 이직을 하시게 될 텐데,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콘텐츠뿐 아니라 프로젝트 매니징이나 문제 해결 기반의 기획을 하던 기존의 역량을 살릴 수 있는 곳을 넓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로스를 잘 하는 조직을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이라고도 말하더라고요. 데이터가 흐르는 IT 서비스 기반의 조직에서, 데이터 활용 및 분석 역량 기반의 마케터 또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해보고 싶습니다.

Q. 데잇걸즈가 끝난 12월!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요?

이전 회사를 퇴사하자마자 데잇걸즈가 시작되어서 제대로 쉬지 못했어요. 일단 2주 정도 화끈하게 쉬고! 바로 취업한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수희님 인생의 최종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음,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지구별에 사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크게는 사회)이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비즈니스적으로 또는 비즈니스 외적으로 돕고 싶다." 최종 꿈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살아보거나 일하는 경험도 해보고 싶어요!

치앙마이의 한 사원에서

👉 수희님의 학습 블로그에 방문해보세요! : velog.io/@tolerance

 

인터뷰 날짜: 2020.10.08.
본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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